좌충우돌 친구와 함께한 호주 자동차여행-4 Sydney Opera House, Summer Hill
호주는 오른쪽에 운전대가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30년 이상 왼쪽 운전대, 우측통행에 적응된 운전수가 처음 만나는 우측 운전대, 좌측통행은 운전자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운전은 일종의 습관이다.
깜박이를 동작 시킨다는 게 브러쉬를 동작시키는 정도는 애교이고 차선을 넘어 역 주행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에 모골이 송연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내가 느끼는 오른쪽 타이어 방향은 훨씬 왼쪽으로 치우쳐 있었다.
마주 오는 차와 계속 부딪힐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오른쪽에 세워 둔 차 백미러와 두 번이나 부딪히는 사고가 있었다. 처음 사용하는 네비게이션도 적응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온통 긴장하며 부들부들 떨며 도로에 처음 나가는 초보운전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Sydney Opera House(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에 있는 공연장이다. 1547석의 객석과 2679석의 음악당을 비롯해 여러 개의 극장, 전시관, 도서관 등이 있다. 이곳은 가장 유명하고 인상적인 20세기의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연장 중 하나이다.
비도 오지 않는데 오페라하우스 뒤로 영롱한 일곱 색체 무지개가 펼쳐 지고 있었다. 수많은 인파들 속에 썩여 우리도 맥주를 들이키며 호주에서의 낭만을 즐기고 있었다. 이 순간이 호주에서 최고의 시간이란 걸 당시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우린 가끔 지나친 낙천에 사로 잡혀 미래는 항상 더 밝고 아름다울 거라고 확신하는 경향이 있다. 돌아오는 길에 Romeo’s 라는 슈퍼마켓에 들러 소고기와 양파, 과일등을 구입했다.
Summer Hill
숙소에 들어와 소고기와 양파를 볶아 안주로 삼고 고량주와 양주를 마시며 일탈의 즐거움에 마음껏 빠져 들었다. 우린 지나간 세월의 추억에 사로 잡혀 끝도 없이 화제를 이어갔다. 권태로운 일상에서 벗어난 첫날이 가장 위험하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
갑자기 노크소리가 들렸다. 옆집에서 흘러나오는 고성에 참다 못한 나이 지긋한 아저씨의 성난 얼굴이 보였다. 56도 500ml 고량주 한 병이 사라지고 1리터 양주가 거의 바닥을 고할 무렵, 완전히 만취한 C가 먼저 사라졌고 우리도 곧 꿈속으로 빠져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