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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추억이 서려 있는, DMZ 평화의길 18코스를 가다-1 백골(白骨)부대

by Triathlete 2025. 5. 28.
DMZ 평화의길 백골부대

젊은 날의 추억이 서려 있는, DMZ 평화의길 18코스를 가다-1 백골(白骨)부대

우리나라 남자라면 누구나 가는 군은 젊은 날의 추억이 서려 있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낸다. 수십년도 더 지난 옛날이지만 아직도 그때 그 산하와 당시에 만났던 선배, 동기, 후배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좋은 산악회 예약페이지에서 DMZ 평화의길 트레킹코스를 봤을 때 이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났다.

2025.05.14

보통 한코스에는 한 대의 버스가 배정되는데 DMZ 평화의길 코스에는 3대의 버스가 거의 만원이었다. DMZ 평화의 길은 35개코스, 510km의 산책코스로 구성되는데 올해부터 전체가 완성되어 1코스부터 시작하여 완주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버스에 탄 사람들은 매주 DMZ 평화의길 코스를 차례로 순례하는지 서로 친하게 인사도 나누고 하는 걸로 봐서 대부분은 코스 완주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였다. 물론 이런 이벤트에 참여하면 손쉽게 완주인증을 얻을 수 있다. 나 같은 떠내기 손님은 좌석이 몇개 비었을 때 땜빵 용일 뿐이다.

내가 육군보병학교 6개월, 육군통신하교 3개월의 교육을 이수하고 처음으로 배치된 부대는 이동의 5군단사령부였다. 3월이었는데 온 산이 눈으로 하얗게 뒤 덮혀 있었다. 당시에 전국적 단위의 훈련이 실시되고 있었고, 대대장이 훈련 중에 나를 데리러 와서 지프 뒤에 태우고 훈련 지휘를 위해 이곳저곳을 종일 데리고 다녔다.

처음부터 실수하면 고문관이 될 수 있다는 선배의 말에 전입신고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는데 전입신고는 아예 없었고, 쌩쌩 달리는 뚜껑도 없는 지프에서 하루 종일 맹 추위에 바들바들 떨면서 대한민국 신참장교의 위용을 과시해야 했다.

백골부대를 보자 반가운 마음에 정문 사진을 한 장 찍었더니 바로 제재가 들어왔다. 사진을 찍으면 안되다면서 찍은 사진을 지우라고 했다. 군 내부도 아니고 누구나 볼 수 있는 정문이라 이게 뭐 비밀일까 생각했는데 이런 자료도 보안상 누출이 되어서는 안되는 모양이다.

백골부대

대한민국 국군 육군 제5군단 예하 제3보병사단으로 명칭은 백골(白骨)부대다. 주로 철원에 위치하여 최전방 GOP, GP를 지키는 철책 사단이다. 사단의 핵심 부대인 18연대(진백골연대)는 3여단 창설에 맞춰 3여단 내에서 창설되기도 했으며, 북한 공산당의 만행을 견디다 못해 월남하여 자원입대한 서북청년회 회원들이 중심이 된 부대였다.

따라서 극도의 반공 성향과 전투적 기질을 자랑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철모 좌우에 "죽어 백골이 되어서라도 조국을 수호하고 두고 온 북녘 땅을 자유의 품속으로 되찾고 말겠다."라는 의지로 백골(白骨) 마크를 그려 넣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