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다낭 투어(2017.7.26~7.30) 철인 이광원
자유란 목숨을 버려서라도 지키고 싶은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덕목이다. 자유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아무 구속 없이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특별히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자유를 구속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신적인 압박감은 상당하다.
권력에 의한 횡포와 공정한 법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신문이나 SNS 상에 올라오고 있는 글들을 보고 있으면 그 막연한 불안감은 확신으로 바뀌고 만다.
그래서 우리사회는 늘 불안하다. 북한의 핵 공포가 잠재하고 미국이 곧 북한을 공격할 것 같은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세금이 오를 것이고 탈 원전으로 전기요금이 40% 인상될 꺼 라는 전문가의 기고문이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뛰어 올라 물가가 상승하고 많은 실업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기사가 신문을 도배하고 있다. 가장 공정해야 할 언론은 이념적으로 기울어져 있어 많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어류들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고 고급음식의 대명사인 연어조차도 양식과정에서 각종 염료와 오염으로 먹을수록 건강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절망적인 얘기는 우리를 공포로 몰아넣기에 부족함이 없다. 도대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게 무어라 말인가?
우리 정신은 이 모든 것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구속당해 있고 불안하다. 평화롭지 못하고 초조하고 지금의 이 분위기에서 탈피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 여기를 떠나지 않는 한 이 불안도 해소되지 않을 것 같다. 여행은 잠시나마 모든 불안을 잠재우고 진정한 자유를 맛보게 하는 유일한 대안이 될 것 같다.
올해도 어김없이 와이프의 휴가가 시작되는 7월 26일에 맞추어 여행지를 물색했다. 중국은 사드문제로 제외하고 길지 않는 휴가기간을 고려하면 동남아 밖에 답이 없다.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휴양지 다낭을 선택하는 데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4박5일 일정으로 679,000원 (하나투어)
배트남 다낭
베트남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예전에는 한자를 주로 사용하다가 8-9세기경 한자의 뜻과 음을 차용해 만든, 우리나라 이두 같은 쯔놈을 만들어 사용하였으나 17-18세기 베트남에 들어 온 예수회 사제들이 라틴어로 쯔놈을 옮겨 적은 게 효시가 되어 지금의 베트남어가 탄생했다. 다낭은 베트남 중부에 자리 잡은 상업도시이며 월남전 당시 청룡부대가 주둔했던 곳이고 수애가 출연한 “님은 먼 곳에”란 영화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2017.7.26(수)
새벽 3시10분경에 일어나 간단히 세면을 하고 4시7분 공항버스를 탔다. 이른 시간임에도 승객들이 많았다. 새벽이라 공항까지 1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나투어 대기소로 가 비행기 티켓과 SM 면세점 20,000원 할인티켓을 받고 우리은행에서 환전한 400$을 인수했다. 기내에서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하여 공항 식당에서 소고기 비빔밥(9,500원) 과 야채김밥(3,500원)을 주문했다. 7시 출발 비행기(Vietjet Airline) 가 연착하여 7시30분경에 탑승했으나 활주로에서 계속 대기하다 8시가 되어서야 이륙했다. 작고 낡은 비행기였다. 다낭까지는 4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베트남은 한국보다 2시간이 늦다. 현지시간으로 10시30분경 공항에 도착하여 체크무늬 남방에 검은 뿔테 안경, 통통해서 약간 귀엽게도 보이는 20대의 한국가이드와 평소에 보아왔던 가녀린 베트남 여자로는 전혀 상상되지 않는 덩치가 크고 억세 보이는 “두엉”이라고 부르라는 현지 가이드를 만났다. 우리 일행은 12명이다. 초등학생 남자아이를 하나 데리고 온 부부, 20대 아들 딸과 함께 온 주부, 김정은을 연상시키는 거구의 남자와 사촌지간 남자, 결혼한지 일년도 안된 신혼부부 그리고 나이가 가장 많은 우리 부부
버스로 이동 중에 캐리어가 바뀌었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공항으로 가야 했다. 약간 머리가 벗겨진 40대 아저씨는 아주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 뭐 그럴 수도 있지요 정 미안하면 나중에 맥주나 한 캔 사면되지…” 라며 그 무안함을 달래려는 나의 호의를 어색한 웃음으로 대신해 버렸다. 난 그가 사회생활을 잘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버렸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는 술은 입에도 못 댄다고 했다. 남자로써 우리나라 같이 갈등이 심한 사회에서 술도 못 마시고 살아간다는 건 총도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 지나친 표현일까?
SEN 베트남 식당
식당은 상당히 규모가 크고 큰 벽화들이 걸려 있었다. 쌀 국수와 월남 쌈을 먹었다. 그들이 먹는 주식인 쌀 국수는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 많이 먹는 것보다 인간의 건강을 망치는 건 별로 없다. 수 만년 인류역사 가운데 배불리 마음껏 먹게 된 건 최근의 30년 정도이다. 인간의 몸은 허기에 잘 견디게 설계되어 있고 배고플 때 성장홀몬이 생성된다. 지나치게 많이 먹는 음식물이 우리를 성인병에 시달리게 하는 주범이다. 소식은 건강을 위한 첫 번째 덕목이다. 기름 끼 많은 진수성찬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일지 모른다.
링엄사 사원
손짜반도에 위치한, 45m 대형 불상이 바다를 항해 우뚝 쏟아있는 링엄사 사원이 우리의 첫 방문코스였다. 돈 많은 개인이 월남전 당시 탈출하지 못하고 죽은 동료의 죽음을 애도하여 거금을 투자하여 이 불상을 세웠다고 한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 남아 거부가 될 수 있었던 건 그때 같이 탈출 못하고 죽은 동료 덕인지 모른다. 그때 동료가 살고 그가 죽었다면… 인생이란 아무도 알 수 없다. 호텔 가기 전에 한국식품을 전문으로 팔고 있는 K-mart 에 들러 물과 요구르트를 구입했다.
Sea Garden Hotel
10층에 있는 방을 배정받았다. 넓고 전망이 아주 좋았다. 간단히 샤워하고 4층 수영장으로 갔다. 15m 정도 될까 한 작은 규모인데 실내에 있었고 개방되어 있어 외부 전경이 잘 보였다. 30분 정도 수영했는데 가끔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들락거리며 희뿌연 담배 연기를 뿜어내어 아주 짜증이 났다. 여기는 금연구역이 거의 설정되어 있지 않는 모양이다. 오후 5시 30분에 Lobby로 내려와 저녁식사 하러 갔다.
예가 (YEGA)
저녁은 한식으로 제육뽁음이었다. 가지고 간 마카고량주를 한잔했다. 옆에 앉은 신혼부부에게도 한잔 주었다. 마법의 물은 인간을 배신하지 않는다. 짧은 시간 마약보다 강한 자신감이 몰려왔다. 소심해 지는 마음을 다그처 잡는 데는 술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태양이 지고 어둠이 짙어지자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미케 해변(My Khe beach)으로 갔다. 세계 3대 beach 중 하나로 백사장의 길이가 무려 28Km 나 되고 모래가 아주 부드러워 맨발로 밟는 기분이 묘했다. 비치 주변으로 음식점 호텔 공연장 같은 게 즐비했다. 공연장에서 귀에 익은 흥겨운 ABBA 의 Gimme! Gimme! Gimme! 와 Dona Summer 의 Hot Stuff 이 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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