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천태산-4 기차바위 전망석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어릴 때 많이 부르던 동요의 한 구절이다. 지금이야 세계적인 명품 신발이 수없이 늘려 있지만 암울했던 그 시절에는 까만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 산에 취미로 다니는 사람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고무신 신고 산에 오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새신이 뭐라고 이런 동요까지 나왔을까? 운동종목마다 다른 신발, 등산화도 산의 유형에 따라 거기에 맞는 신발을 신는 이런 시절을 당시에는 꿈조차 꿀 수 없었다. 밑창이 다 닳아 없어지도록 줄기차게 하나의 운동화로 모든 스포츠, 모든 일상생활을 해야 했던 그 시절이 가끔 그립다.
천태산 정상에서 가져온 계란과 고구마, 생강차를 한잔 마시고 D코스로 내려왔다. 올라 갔던 A코스는 햇빛이 들지 않아 눈이 남아 있고 기온이 낮아 추웠는데 D코스는 햇빛이 들어 따뜻하고 기암도 보이고 전망도 훨씬 좋았다.
천태산은 4개의 등산코스가 있는데 B코스는 폐쇄되었고 C코스는 직접 가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사고다발구역이라고하고 D코스가 완만하고 자연풍광이 수려하다고 D코스로 하산하라는 안내판이 붙어있었다. 처음오는 입장에서 굳이 무시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기차바위
기차바위로 유명한 곳은 30m 높이의 수락산 기차바위이다. 예전에는 누구나 로프타고 올라갈 수 있었는데 어떤 미친 놈이 로프를 자른 이후 등산로 출입이 금지되었다. 로프가 짤렸으면 당연히 공단에서 새로운 로프로 교체해야지 출입을 금지해버린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기 천태산의 기차바위는 내가 지은 이름이다. 길게 늘어선 바위가 마치 기차를 연상시켜 즉석에서 지었다. 이 정도의 멋진 바위에 이름이 없다는 건 바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산 위에 이렇게 길다랗게 생긴 바위는 찾아보기 어렵다.
전망석
관리하는 지자체에서 공식적으로 전망석으로 명명한 바위이다. 바위가 특이하고 아름답게 생겼다. 올라서니 주변 경관이 한 눈에 들어왔다. 어찌 보면 잠수함 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흔하고 흔한 전망바위, 조망바위란 이름을 달고 있다는 게 조금은 안타깝다.
비판하기는 쉽지만 대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비판하는 사람은 논리적으로 보이고 명석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비판하고 공격하는 사람이 인기가 많다. 더 좋은 이름을 붙였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전망석이 뭐냐고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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