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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친구와 함께한 호주 자동차여행-21 Anne’s House

좌충우돌 친구와 함께한 호주 자동차여행-21 Anne’s House

AirBnB를 통해 해변가에 자리 잡은 아파트 방 한 칸을 빌렸다. 계속 방 전체를 빌렸는데 공항주변을 찾다 보니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차를 어디다 주차해야 할지를 묻는 멜을 보냈더니 Anne이라는 여주인이 내려왔다. 30대로 보이는 더물게 보는 미인이었다.

Anne’s House

아파트에 방을 빌려주는 걸 싫어하는 입주민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주위를 주었고 부엌사용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호주는 어딜 가나 식당 찾기가 만만찮다. 지천에 늘린 게 식당이고 술집인 우리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희귀하다.

몇 번을 돌다 일식 집에 들어가 비빕밥을 먹었는데 서빙하는 아가씨가 한국사람이었다. 술은 팔지 않아 근처 술집을 배회했지만 적당한 곳을 발견하지 못하고 500ml 양주 한 병을 사 아파트로 돌아왔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항상 여운을 남긴다. 우린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다. 인간은몸이나 마음이 불편하면 대개 이기적으로 변한다. 그 동안 쌓인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인간은 생김새 차이 만큼이나 생각들이 다 다르다.

첫날 숙소 일정을 내가 일방적으로 바꾸어 버린 것부터 유심 칩을 자기가 구입하겠다는데 내가 포켓 WIFI를 구입하는 바람에 인터넷이 잘 안되어 숙소를 빨리 잡지 못한 것 등… 예전에 한달 동안 미국 캐나다 배낭 여행 갔던 친구와 싸워 헤어진 뼈아픈 기억이 되살아 났다.

이해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이야기다. 참을 수는 있다. 그러나 참는 것은 해결이 아니라 축적일 뿐이다. 언젠가는 폭발할 수 있는 화산 같은 것이다. 잠도 설치며 운전, 요리 등 최선을 다한 내게 불평을 한다는 게 너무 괘씸했다. 생각해보면 마지막 날 밤 말싸움이라도 하지 않고 가슴에 묻어 한국까지 가져왔다면 친구가 원수로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이다.

다음날 새벽 5시 20분 모닝콜에 기상하여 간단히 세면하고 먼저 차로 내려와 짐을 정리했다. Airport 까지는 왔는데 공항에서 rent car 주차장 찾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차 키를 반납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했다. 세상엔 반대급부라는 게 존재한다. 차가 편리하고 좋은 것임에 틀림없지만 모르는 도시, 적응되지 않은 반대쪽 운전대가 주는 압박은 상상외로 컸다.

“고생 많았다 운전한다고…” “고생은 뭐 좋은 경험 많이 했지…” “아버지 어머니 역할 혼자서 다했다.”

아무리 좋은 시간도 괴로운 시간도 다 지나가고 나면 즐거운 추억으로 돌아온다. 언젠가 다시 이 여행을 회상한다면 잊지 못할 정겨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당시에는 서울 돌아가면 얘들 다시 봐야하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지금도 여전히 술 같이 마시며 욕하고 스트레스 마음껏 푸는 친구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