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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친구와 함께한 호주 자동차여행-18 Scenic Railway

좌충우돌 친구와 함께한 호주 자동차여행-18 Scenic Railway

L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다녔고 C는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나왔다. 군에서도 2년 정도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고 사업도 같이 한 적이 있는 나를 가장 잘 아는 친구들이다. C는 별명이 맹꽁이고 L은 살모사다.

누가 봐도 별명을 기가 차게 지었다고 감탄할 정도로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이나 성격도 별명과 닮았다. 맹꽁이는 착하기도 하지만 유난히 살모사에게는 사족을 못썼다. 성격이 불 같은 모사가 “씨발놈이..”하고 고함치면 그 자리에서 오줌을 지릴 정도였다.

어릴 때부터 하도 욕도하고 놀려먹는 게 습관이 되어 요즘도 만나면 욕부터 나온다. 어제는 마트에서 소고기를 고르며 제일 가격이 싼 걸로 골랐더니 모사가 좀 비싼 걸로 먹어보자고 시비를 걸었다. 돈도 쥐꼬리만큼 내고 뭐 비싼 걸 먹자고 하느냐고 농담조 핀잔을 주었더니 그게 마음에 걸렸던지 숙소에 돌아와 불같이 화를 냈다.

화내게 하는 데는 성공했는데 감당이 안된다. 야 임마 내가 그냥 한번 해본소리다 미안하다고 여러 번 얘기해도 막무가내로 분노를 멈출 줄을 몰랐다. 장비 같이 단순하고 우직한 모사를 달랠 길이 없다. 맹꽁이도 거들고 해서 겨우 진정은 시켰지만 마음속 응어리는 들어내지 못했다.

아무리 허물없는 사이라도 자존심을 깎아 내리는 말은 절대 해서는 안되겠다. 경제적인 여건이나 사는 환경이 서로 틀리는데 내 기준으로 아무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 비수처럼 상대를 죽일 수도 있다는 걸 왜 몰랐던가? 이런저런 이유로 여행이 끝을 향해 갈수록 서로 간의 불만은 쌓여만 갔다.

Scenic Railway

호주 블루 마운틴스의 Katoomba에 위치한 Scenic World에 있는 경사도 52도의 세계에서 가장 급한 열차이다. 이 전용 레일은 1878년에 철광석 채굴을 위해 건설되었으며, 1945년에 관광용으로 개조되었다. 현재는 Hammon 가문이 운영하고 있다. 초속 4미터의 속도로 내려가며 한 번에 최대 84명을 수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