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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당의 전설... 미친촬영회를 다녀와서...


미친촬영회

누구나 카메라만 있으면 찍을 수있는 사진을 진정한 예술적 차원으로 승화시킨데는 수많은 선각자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서려있다. 지금도 사진의 창조적인 새로운 기법과알려지지 않은작업 환경을 찾아

헤매는 미친 사진인(김가중 같은...)들이 있다는 사실이감동으로 다가온다.

"미친촬영회" 난 이 이름을 들었을 때 아 여기가 내가 갈 곳이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여기저기 개성도없이 천편일율적인 촬영회다니는 걸 포기한 내게 이보다 더 자극적인 단어는 없을 것같다.

2007년10월 20일(토) 예정된 그날은 전날 내린 비와 갑짜기 불어닿친 추위로취소를 걱정해야할 정도였다.

화성군 송강면사무소는 서울에서 그렇게 먼거리는 아니었다. 1시간 좀더 걸려 나의 산타페는 날 거기로

데려다 주었다. 사무소에서 일행들을 만나 3시 20분경 출발 각시당폐초소가 있는 그곳으로 출발했다.

GPS 상에는 바다로 표시되어 있는 그곳은 간척지였고 각시당폐초소는 예전엔 작은 섬이 있던 곳이란다.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곳으로 일반인출입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며 습지가 태반으로 비가오면 차가 들어

갈수없다.





각시당

어린각시의 애절한 전설이 살아 숨쉬는 곳, 아직도 천상에 올라가지 못한 각시의 원혼이 떠돈다는...

시화호와 근접한 곳으로 여기 명칭은 정확히 알수없고 그냥 각시당으로 불려지고 있다. 사람이 사는 곳도

아니고 습지에 무성한 갈대와 이름모를 들꽃과 각종 조류, 노루와 산짐승들의 천국... 우리나라에 이런 곳

이 있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한편 자랑스럽기도 하다. 마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본 사막을 연상시키는

광할함을 느낄 유일한 한국땅이 아닐까? 하는 생각조차 들게 한다.

어린 각시의 원혼은 우리의 진입을 원하지 않는 걸까?광할한 갈대 숲을 가로 질러 얼마를 들어가자 곳곳에 물

웅덩이가 나타났다. 요리저리 피해 보지만 얼마 못가 웅덩이에 빠지고 말았다.4륜구동이 이럴 때 필요한 거구나

두번이나 4륜구동 SUV 의 도움으로 구출될 수있었고 가까스로 목표지에 도착할 수있었다.



진혼제

우리가 도착해서 처음한 일은 각시당을 바라보며 돼지머리 앞에서 진혼제를 지내는일이었다. 두명의 누드모델이

모진 추위에도 불구하고원초의 모습으로제사를 지내고앞으로 있을 촬영회가 무사히 끝날 수있기를 기원했다.









새로운 사진 기법

예술은 창조적인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어둠이 아니면 할 수없는 사진작업을 선보였다. 김가중님의 창의력이 번뜻

이는, 몇몇 보조 조명을 이용한 사진촬영이 있었다. 평소에 B 삿타의 존재를 알지 못하다가 그게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될지는 몰랐다. 흐미하게 윤곽이 나타나는 각시당을 배경으로 어린각시의 원혼이 살아난듯한 사진은 보는 이를

더욱 안타갑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그외에 모닥불을 이용한 촬영, 멀티 스트로브촬영, 동적피사체와 움직임이 없는 피사체의 조합, 달과 별의 궤적등

새로운 시도는 밤을 세워 계속되었다. 달이나 별의 궤적을 찍기 위해서는 조리개를 f22정도에 두고 몇시간씩 삼각대

에 카메라를 고정하고 조리개를 열어 두어야 하는데 디지탈 카메라는 밧데리 소모가 크서 그렇게 오랫동안 버티지

못한다. 날씨가 춥다보니 밧데리 소모가 상상외로 크서 저녁 작업만으로 가지고 간 3개중 두개를 사용해 버려 궤적

추적 사진은 포기하고 자동차로 와 잠을 청했다.





일출

하루가 가고 새로운 아침(2006.10.21) 이 태동하고 있다. 5시 30분 조금 넘어 부터 모닥불주위에 둘러 앉아 도란

도란 얘기 하던사람들이 하나둘씩 장비를 갖추고 각시당쪽으로 올라갔다. 일출을 찍기 위해서 일것이다.

일출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사진의 소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요소인것같다. 동쪽 바다나 저멀리 지평선에서

아스라이 뜨오르는 붉은 태양은 희망과 시작, 끝없는 인간의 욕망을 상징해 왔다. 드넓은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들꽃

"인생은 그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시편제 103편) 란 시구절이 절로 나오게 한다.

도시에서는 정말 보기 어려운 들꽃들이 온누리에 가득하다. 골치 아픈 사바세계를 벗어나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하나

가 될 수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풀한포기, 이름모를 들꽃 한송이가 모두 우주의 오묘한 이치에 의해

형성되었다고 생각하니 내 삶이나 들꽃의 삶이나 별로 다를게 없는 것 같다.



개울
어릴때 외할머니댁에서나볼 수있었던 작은 시내가 흐르고 있었다. 이제 다시는 되돌아 갈 수없는 고향의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히 아름다운 개울이다. 이문열의 "그대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란 책의 의미를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것 같다. 외할머니가 돌아 가시고 정말 거의 십년만에 고향을 찾았을 때그 아스라한 추억속의

고향은 이제 다시 볼 수없었다.

스케이트 타던 작은 연못도, 미꾸라지 잡던 작은 냇가도, 황금물결 펄럭이던논도, 장작때면 정말 따뜻했던 구들목과

초가집도, 여물먹이던 외양간의 소들도 이제는 없다.개발이라는미명 아래 사라져 버린 그 고향의 정취가 너무 그립다.

그 고향의 짜릿한 향수를 여기와서 다시 느낄 수있다는 게 너무 좋다.

나무

갈대 무성한 잡풀 사이에 덤성덤성 나무가 몇 그루 서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니고 생김새 부터가

독특하다. 수자원공사 직원의 말에 따르면 중국에서 씨가 건너와자란 아주 희기한 나무라고 했다. 이름은 지금

생각나지 않는데 아무튼 여기서만 볼 수있는 특별한 나무임엔 틀림없는 것같다.



육지 한가운데 섬이 있다. 간천지로 개발 되기 전 있었다는 작은 섬, 그 옛날 어린 각시가 이 섬에서 세상을 원망

하며 죽어 갔다는 애절한 전설이 남아 있는... 여기 말고는 전혀 돌맹이 하나도 찾아 볼 수없다.



모델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고 열정적인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고 남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리라... 처음에 사람들이

권은진모델을 권선생님이라고 불러서 조금 의아했지만 시간이 가면서 그녀를 왜 선생님이라고 호칭했는지 이해

되었다. 추운 날씨에도 전혀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고 이런 저런 요구 다 들어 주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을 수 있게 최대한 배려해준프로중의 프로... 아직도 누드모델에 대해 편견을 갖고 보는 시각이 있다는

이해 할 수없는 일이다.괴테가 말했듯이 인간은 자신이 모르는 건 부정적이 되는 경향이 있다.





각시당과 여인

우리 민족을 한을 품은 민족이라고 얘기하는 걸 가끔듣는다. 고목하나 바위하나에도 숱한 원혼이 깃들어 있다.

각시의 원혼이 새 여인으로 태어나 각시당을 헤매고 있다. 전라의 모습으로...












위령제

억울하게 죽은 어린각시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마지막으로 지냈다. 내년에도 또 올 수있게 되기를 기원하면서

... 위령제를 마지막으로 행사는 모두 끝났다. 이제 돌아 가는 길이 은근히 걱정된다. 그 물웅덩이들을 무사하게

빠져 나갈 수있을 것인가? 아니나 다르까 2번 이나 더구조받은끝에 그 곳을 벗어 날 수있었다.

끝으로

난 그날 992장의 사진을 찍었다. 아마 토요일 밤 갑짜기 밀어 닿친 추위로 밧데리가 위축받지만 않았다면 더많은

사진을 찍었을 것이다. 그토록 광할하고 틔인 곳이 우리나라 땅이란게 너무 신기했고 그넓은 땅에 아무런 건물도

어떤 식물도 심지 않고 놀려 두었다는데 또 한번 놀라움을 금할 수없다. 개발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식물과 동물들을 위해 아니 우둔한 인간들을 위해서라도앞으로 영원히 그냥 자연 그대로 두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끝으로 이 행사를 계획하고 주관한 김가중작가님께 심심한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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