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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페인팅 촬영회를 다녀와서 1부



누드페인팅 촬영회를 다녀와서...

김가중누드 사진 작가가 연출한 이 촬영회의 정식명칭은 "동대문운동장 지랄발광 촬영회"이다. 제목이 너무 길고연출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 이 제목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그냥 누드페인팅이라고 바꾸었다. 한참 철거중인 동대문운동장을 찍을 마지막 기회가 될 것도 같고, 일요일 마다 운동등으로 시간내기도 어려운데 전 주에 사이클 도중 다처 운동도 할 수없고,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쉽지 않아 참가를 하게 되었다.

2008년 7월 13일 오후 3시를 조금 넘어 동대문에 도착했다. 먼저 온 참석자들이 분주히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권투시합처럼 촬영회도 탐색전이란 게있다.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 가기 전에 몸푸는 정도의 촬영이랄까?





철거중인 동대문 운동장을 파서 물을 가두어 둔 곳이 있었는데 거기에 모델(권은진)을 들어 가게 한 뒤 아이스를 던져 연기를 만든 뒤 약간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은 듯 보였는데 물에 떨어진 아이스가 생각보다 작아서 있지 기대했던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지는 못했다.



동대문운동장

1926년 3월에 개장하여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서울의 명물로 지위를 굳힌 동대문운동장은 거의 철거가 끝나가는 상태이고 곧 다른 용도의 건물이 들어 설 작정인 모양이다. 어릴 때 여기서 열리던 고교 야구보는 게 꿈이었는데...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고 생각하니 애석한마음이 든다.





인간의 몸에 페인트를 들어 붓는 퍼포먼스를 해야하는데 어디서 해야할지를 고민하다 반쯤 철거된 관람석에서 하기로 결정되었다. 올라갈 수 있게 임시로 계단을 만들어 두었지만 많은 사람이 이동하다 보니 안전에 걱정이 많이 되는 모양이다. 하여튼 이 곳에서 새로운 시도가 시작되었다.







다양한 색깔의 페인트를 도우미의 도움으로 모델의 몸에 뿌리는데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상태라서 인지 의식적으로 페인트를 피하는 모델. 최근에 나온 빠른 DSR이 아니면 잡기 힘든 장면이다. 일초에 7장- 마치 동영상을 찍듯이 찍지 않음 날아가는 페인트를 정확히 잡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붓으로 몸에 그림등을 그리는 바디페인팅과는 다른 묘미가 있다. 그냥 페인트를 몸에 붓는 것만으로도 이상한 형상의 그림이 나타난다. 추상화가가 그림물감을 도화지에 던져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 같은 추상적인 형상이 인간의 몸 위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이게 예술적인지 아닌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새로운 시도라는 관점에서 보면 예술인 것 같기도 하다. 창작=예술이니까?





수명을 다한 동대문운동장의 허물어진 잔해가 보이고 발가벗은 여인 몸위에 페인트를 붙고, 그걸 필사적으로 기록에 남길려는 사람들... 경치좋고 분위기 좋은 곳도 많을텐데 굳이 여길 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인간이 만든 가공적인 도시와 벌거벗은 자연을 대비시키므로써 점점없어져 가는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메세지라도 담고 싶었던 걸까?






(한국사진작가협회 서천지부 공모전 입선작 (2008.7) 제목: 누드페인팅)

여러가지 페인트를 부어 작품이 완성되었다. 누드와 어울어진 페인트의 절묘한 조화(?) 아무튼 추상적인 느낌이 물씬나는모습이다. 인간은 고대부터 똑같은 반복적인 일에 빨리 권테를 느끼는 동물이었던 것 같다. 뭔가 새로운 걸 찾아 헤매고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어하고 새로운 사람을만나고 싶어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 한다. 그 새로운 게 문명을 만들고 예술을 탄생시켰을 것이다.

예술은 "낭비"라는 얘기가 있는 데 사실 밥먹고 사는 일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 예술이다 보니 그런 말이 나온게 아닐까?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뭔가 더 재미있는 꺼리를 찾는 세상이되다 보니 지금의 예술은 돈벌이의 아주 좋은 수단이 되어 버렸다. 이중섭이 담배은박지에 껄적거린 그림 한장이 수천만원을 홋가하는 세상이니... 물감 살 돈은 고사하고 변변히 먹을것도 없었던 그가 이사실을 안다면 얼마나 절망할까?








페인트를 물로 씻는 장면도 놓칠 수없는 장면이다. 몸에 묻은 페인트가 물에 퍼져 나가면서 황홀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여기가 철거중인 건물이 아니라면 절대 이런 장난(?)은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몇통이나 되는 페인트를 딱아 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여기까지가 관람석에서 벌인 작업이고 이걸 끝으로 우린 밑으로 내려왔다. 12톤 탱크로리가 밑에서 우릴 부르고 있었기 때문에... (용량 관계로 나머지는 2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