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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간 LA 마라톤 Tour-1

(LA 마라톤 전날 다저스스타디움에서 만난 미녀 마라토너)


2010/3/18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오늘날 같은 고도의 문명사회를 이룰 수 있었던 건 인간만이 가진 호기심 덕분이 아니었을까? 인간은 본능적인 호기심

충족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요구하고, 그 욕구는 도전이나 모험, 새로운 장난감 구입이나 여행 등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자기가 사는 동네를 떠나 멀리 나하고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미지의 세계에 가보는 꿈을 꾸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람쥐 체 바퀴 돌듯한

일상을 벗어나 어디론가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되고 즐겁다.

K-SWISS 이벤트의 일환으로 K-ONA 라는 운동화 착화기를 쓴 게 당선되어 LA 마라톤 가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한국에서 5명, 7개국에서 모두

30명이 이 이벤트에 초대 되었다고 한다.


인천공항에 11:30에 모여 간단히 인사를 하고 식사를 했다. 3명은 서울 살고 한 명은 대구 또 다른 한 명은 전주에서 올라 왔다고 한다. K-SWISS 서울

본부에서 직원 2분도 같이 동행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내가 철인 운동하는 걸 조금 신기하게 보는 것 같았다. 서버3 정도는 당연히 한 것으로 믿는 눈치다. 작년 한해 발바닥 통증으로 거의 훈련을

못했다는 변명을 나중을 위해서라도 해 두어야 할 것 같다.

( 인천 공항 외국인을 위한 한국 전통 문화 체험장에서..)

LA 까지는 서울에서 비행기로 10시간 35분 정도 걸리고 시간은 16시간 서울이 빠르다. KAL 의 기내 서비스는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다. 10인치 개인용

LCD 화면을 통해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마음대로 볼 수 있다. 국가대표, 아스트로 보이 (아톰의 귀환), 먹을 것이 내린다면, FAME 등을 보면서 지루한

10시간을 별로 지겹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기내에서 비빔밥과 오므렛을 제공했다.



한국인의 영어


영어란 한국인에게 거의 괴물 같은 수준의 단어일 것이다. 이 괴물을 대하는 한국인은 보통 3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부모를 잘 만나 어릴 때 유학을 갔거나 어떤 계기로 지독하게 물고 늘어져 괴물의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난 자유로운 사람들, 극소수의 선택 받은

한국인

둘째는 자신은 괴물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으로 치부해 버림으로써 진정한 무소유의 자유를 실천한 부류, 이분들은 Thank you, Help me 두 말만 가지고

도 미국에서 사는데 전혀 지장 없는 족속들이다. 나로써는 정말 존경스러운 부류의 사람들이다.

셋째는 위의 두 부류와 달리 괴물의 통제에서 벗어 나야겠다고 거의 매일 온갖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서도 끊임없는 괴물의 공격에

주눅들어 사는 불행한 동족이다. 일각의 시간도 아까와 화장실 가면서도 영어쪼가리 들고 들어가고 달리기하면서도 귀에 들어 오지도 않는 CNN news나 Sitcom 같은 대사를 MP3에 녹음해 들으면서 언젠가는 해방의 자유를 갈망하지만… 세월이 가도 안 들리는 건 여전히 안 들리고 외국인 앞에 만 서면

하늘이 갑자기 노랗게 변하는 울렁증은 여전히 고처지지 않고…나 같은 이 불쌍한 한국인을 그 누가 구해 줄 것인가?

(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중에 차안에서 )


LA
로스 엔젤레스는 미국 영화산업의 대명사, 헐리우드와 꿈의 동산, 디즈니랜드로 명성이 높은, 우리나라와 미국을 오가는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현재 55만 이상의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코리아타운으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총면적이 4천 83평방 마일에 달하며(서울면적의 6배정도), 95개의

주변 도시에 인구 1,200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거대 도시이다.

( Tokyo Grand Hotel 로비 )

LA에 도착했다. 따뜻한 날씨가 인상적이다. 거리엔 진달래가 만발해 있고… 주최측에서 보내 준 밴을 타고 숙소인 Kyoto Grand Hotel 로 이동했다.

3시부터 check in이라 점심을 먹기 위해 근처에 있는 Little Tokyo 로 갔다.





( Little Tokyo 거리 주변, 일본인들은 그들끼리 모여 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단다. 그래선지 이 거리는 별로 크지 않다.)


Little Tokyo


1992년에 상영된 워너 브라더스에서 만든 영화를 회상시키는 거리이다. 온몸에 잔뜩 문신을 한 채로 의리와 복종을 좌우명으로 알며 비정한 폭력을

일삼는 지하조직인 야쿠자. 그들이 드디어 미국 L.A의 일본인들이 모여 사는 리틀 도쿄에 나타났고 이들 제거하려는 두 명의 형사와의 강렬한 액션이

돋보였던 영화, 그 당시 무척 재미있게 봤었는데 그 무대에 왔다는 사실이 날 흥분시킨다. 사시미와 우동 combination(10$)을 먹었다.



( 리틀도쿄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호텔로 돌아와 목욕하고 5시 30분쯤에 로비로 내려와 전주에서 왔다는 김윤수씨와 조깅을 나갔다. 마라톤 최고 기록은 3시간 40분대이고 현재 아레나

수영복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학과 출신으로 강의도 했다고 한다. 몇 달 전에 수술이 있은 뒤 10kg 정도가 살이 찐 상태라도 했다. 아무튼

어떤 일이든지 몸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였다.


조깅과길찾기


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 오면 오른쪽으로 돌고 신호등에 파란불이면 켜지면 일직선으로 뛰었다. 사실 지리는 잘 몰랐지만

호텔 name card 가 있었기에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데 어떤 문제가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공원도 나오고 상가밀집지역도 나오고

Homeless 들이 구걸하는 썰렁한 동네도 나왔다. 1시간이 지나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았다. 지나가는 누구에게라도 Hotel name card만 보여

주면 바로 찾아 갈 수 있으리라는 그 얄량한 믿음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이었는지는 10분도 지나지 않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미국에도 드문 것 같다. 이방인 앞에서 모른다고 할 때 당해야 하는 지상최고의 나라 미국인으로써,

자랑스러운 LA 시민으로써의 자부심에 심한 손상을 당하기 보다는 부정확하거나 적당히 가르켜 줌으로써 당장의 수모를 피하고 싶은 심리가 도사리고

있었던걸까? 그들이 가르키는 손가락 덕분으로 우린 왔던 길을 몇 번씩 되풀이 하며 조깅거리를 늘려가야 했다.

1시간이 넘어가고 우린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거리는 어두워지고 불 켜진 상점이 줄어 들고 있었다. 같이 온 동료는 무섭다고 택시를 타자고 보채기

시작했다. 택시? 한국같이 언제든지 지나가는 택시를 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길을 알고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거리를 지나가고 있는

사람은 그 지역 사람이 아닐 확률이 높다. 불 켜진 가게에 일단 들어갔다.

큰 개 두 마리가 눈에 들어 오고 개를 한 마리씩 잡고 있는 건장한 남자 두명의 어깨에 새겨진 화려한 문신이 보였다. 아뿔싸! 잘못 들어왔다고 느꼈으나

돌아서기엔 너무 늦어 버렸다. 아무런 변명 없이 돌아서 나간다면 틀림없이 송아지 만한 개들의 공격을 받을 게 뻔하다. “I’M SORRY…” 아 이 말을
하려고 한 게 아닌데 생명에 위험을 느낀 상태에서 본능적으로 튀어 나온 말 같다. 다행히 개는 온순했다 마음을 가라앉히며 Survival English가

시작되었다. I’m looking for Tokyo Grand Hotel… “for two hours” 라고 덧붙이고 싶었지만 너무 비굴할 것 같아 머뭇거리며 Hotel name card를

내밀었다.

한 사내가 그걸 받아 들더니 옆에 있는 조금 나이든 여자와 한참 상의를 하더니 5block 올라 가서 오른쪽으로 가라고 했다. 그 말 듣고 그 소굴을

좋아라고 빠져 나오기엔 내 심정이 너무나 절박했다. “ I know the hotel is nearby little Tokyo, Do you know little Tokyo?” 그는 분명 리틀토쿄도

알고 있었다. 나는 그가 정확한 길을 안내했다고 확신했다.

8시경에 Hotel에 당도했다. 멤버들이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린 옷도 못 갈아입고 바로 식당으로 가야 했다. 스테이크와 wine으로 LA 첫날을

축하했다.

[검정하늘]
[122.42.xxx.117]

좋은경험 하셨군요.
사진들도 깔끔하니, 좋은구경 하고갑니다.
2010-04-12 13:06:28
오르가즈모
[58.227.xxx.95]
도시락이 너무 맛나보인다는 1인!!2010-04-12 14:3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