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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호주 차량여행-1(2017.3.8-3.14)

좌충우돌 호주 차량여행-1(2017.3.8-3.14)


2017.3.8()

 

친구:


인생에 있어서 제일 불행한 일은 과거를 잃어 버리는 일일지 모른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과거의 기억을 잃어 버리는 것은 나라는 사람의 인생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세월이 흘러 어린 날의 즐거웠던 기억이 모두 사라져 버리기 전에, 그 오랜 40년의 기억을 대신할 새로운 기억이 필요한 시점이다. 눈 쌓인 권금성을 오르다 눈에 미끄러져 추락하고, 그 추운 겨울 눈보라 속에서 텐트치고 잤던 아름다왔던 젊은 시절의 기억이 사라져 버리기 전에 그것을 대신할, 앞으로 40년을 회상할 새로운 기억이 필요했다.

 

우리는 철없던 어린 시절부터 온갖 세파에 찌든 주름진 반백이 될 때까지 함께 했다. 같은 반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 이해타산 없이 우린 친구가 되었다. 거칠고 오랜 세파는 우리의 거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고 우린 너무 다른 사람들이 되어버렸지만 친구라는 마지막 단어 하나만은 바꾸지 못했다. .

 

C가 여행 한번 가자고 제안한지도 거의 반년이 흘러가고 있었다. 3월 초 카톡 창에 찍힌 메세지가 그날의 구속 없는 아련한 약속을 회상하게 만들었다. M에게 여행일정 한번 짜보라고 할 때까지만 해도 꼭 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약속을 못 지키더라도 그 책임을 M한테 떠넘기려는 얄팍한 계산이 깔려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는 나의 계산된 행동을 눈치채기나 한 듯이 바로 310일 출발 7일 호주여행의 스케쥴을 보내왔다. 평소에 그가 보여준 행동과는 완연히 다른 태도에 당황이 되었으나 거부할 명분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카메라 구입(A7M2):



대한항공마일리지 좌석을 찾다 보니 38 - 314일로 일정을 확정지우고 바로 숙원사업 중 하나이던 full frame mirrorless Camera 구입에 돌입했다. 예전 필름으로 사진 찍던 사람은 누구나 35mm film(36*24) 에 대한 향수가 짙게 배여 있다. 디지털로 오면서 기술 및 가격적인 문제로 인해 film 에 해당하는 CCD 사이즈(APS-C(25.1*16.7)가 상당히 작아졌다. Finder로 사물을 볼 때 느껴지는 답답함은 APS-C 사이즈에서는 극복하기 어려운 숙제 중 하나였다.

 

2000년 초반부터 full frame DSLR 제작에 도전한 회사들이 있었지만 2008년에야 겨우 상용화 되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일반인들이 구입하기는 부담이 컸는데 최근에 Sony에서 백만원대 가격으로, 더욱이 mirrorless type 으로 세계 최초의 full frame 카메라를 세상에 내 놓았다. SLRCLUB Never 중고나라카페를 통해 이틀 동안 잠복하여 A7M2 FE2470 렌즈를 구입했다. 여행은 단순히 놀러 가는 행위가 아니다. 뭔가 목적을 가지지 않고 떠난다면 후회할 공산이 크다. 내겐 최소한 새로 구입한 카메라 성능을 평가할 목적 하나는 생긴 것이다.


여행준비:



비행기 티켓예약이 끝나자 마음이 급해졌다. 경찰서 가서 국제 면허증 발급받고, RentalCars site 에서 차량(Holden Malibu)을 예약하고, Pocket WIFI를 하루 7700원에 7일간 대여했다. 일정에 따라 숙소를 정하고자 일정을 책임진 M에게 숙소문제를 논의했는데 여행하며 그날 오후 4-5경 주변에서 찾으면 된다고 하는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여행은 이동과 숙소,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려워진다. 이 작은 생각의 차이가 다툼의 시발점이 되리라고는 당시에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여러 번 독촉 끝에 그는 첫날 숙소를 상당히 비싼 시드니 시내 호텔로 정했다고 링크를 보내왔다. 난 이번 여행에서는 Hotel 보다는 비교적 가격도 저렴하고,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이 자신의 집을 빌려주는 새로운 숙박시스템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AirBnB 를 통해 Summer Hill에 있는 아파트 독채를 예약하는 게 좋겠다고 링크를 보내주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하는 걸 싫어한다. 사실 이세상 상당 부분은 옳고 잘못된 것 보다는 서로 생각이 틀리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는 별말 없이 Summer Hill 에 있는 아파트를 예약했다.

 

오후 4시반 경에 인천공항에서 만나 수속을 하고 1845분발 대한항공 KE212 보잉747 2층 비행기에 올랐다. 식사 두 번 제공받고, 제공되는 영화 한편보고 잠도 자다 10시간 걸려 다음날 7시경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다.


  • benz122017/03/23 16:45:34
    멋지네요 지금은 그래도 카메라가 발전되어서요 05년도에 디카초기 소니꺼로찎었는데
    거의깨지네요 사진떄문이라도 호주에 다시금가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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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nia2017/03/23 16:53:24
    [benz12]리플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A7M2/ FE2470 조합이 괜찮은 것 같더군요.